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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프로덕트 오너

2021.08.31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는 디지털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PM, PL, PMO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는데, PO는 또 뭐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프로덕트 오너, 즉 PO는 하나의 프로덕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기획, 분석, 디자인, 개발, 테스트, 출시, 운영까지 모든 것을 주도하는 사람이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모든 앱은 프로덕트이고, 그걸 책임지는 사람이 PO인 것이다. 
저자 김성한은 쿠팡의 PO로서 본인이 겪은 모든 경험을 토대로 PO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PO의 역할을 잘 수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인재를 PO로 선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이 책에 담고 있다.

저자가 책에서 제일 먼저 이야기한 것은 ‘PO는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PO는 고객과 회사의 중심에 있고, 디자이너 개발자 등 모든 메이커들의 중심에 있으며, 운영과 비용, 법률적 문제까지 고민한다는 것이다. PO는 고객의 요구와 회사의 방향성 사이에서 통찰력을 갖고 판단을 해야 하며, 판단한 내용을 프로덕트에 적용하기 위해 많은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PO의 태도와 소통 방식이다. PO는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독재자처럼 군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나 개발자에게 “이거 중요하니까 빨리 해주세요”라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아무리 급해도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다른 이들의 존중과 협조를 받기 힘들기 때문에 왜 우선순위가 변경되었는지,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를 당연히 알려줘야 한다. 만약 이미 진행중인 개발물이 있을 경우, 그것을 우선순위에서 하향조정할지도 결정해줘야 하며, 최대한 많은 맥락을 설명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맥락을 설명해줘야 한다는 부분에서 특히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와 결정이 왜 이렇게 되었는가,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은 무엇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맥락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리더는 구성원에게 맥락에 대한 설명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저자가 또 강조하는 것은 객관적인 시각과 객관적인 판단인데,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의 관점에서 고객을 바라보는 것이 PO가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무의식적으로 PO 자신이 만들고 싶어 하는 방향으로 데이터를 해석하고 결정해버릴 수 있기 때문에 PO는 절대로 자신의 직관이나 바람에 의한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 
프로덕트를 고용하는 다양한 고객을 분류하고, 세분화한 고객의 필요와 데이터에 근거해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저자는 고객 분류를 위해서는 직접 고객이 되어 프로덕트를 사용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저자가 쿠팡 상품평의 PO가 되었을 때 실제로 고객 입장에서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고 꼬박꼬박 솔직한 상품평을 남겨서 상위 몇백명만 받을 수 있는 뱃지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프로덕트를 개선하는 데 있어 고객 분류만 잘해도 절반은 성공이다. 자, 이제 고객을 세분화했다면, 데이터를 봐야 한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을 믿지 말고 데이터를 신뢰하라고 강조한다. 
PO는 데이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대시보드를 만들어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PO가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PO가 책임지고 추진해서 만들어야 하며, 개발자에게 어떤 데이터를 뽑아야 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추출해서 분석까지 하는 것은 제대로 된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WBR(주간 실적 분석 Weekly Business Review) 문서를 별도로 만들어 개발자를 비롯한 모든 메이커들, 그리고 유관 부서원들과 문제점을 논의한다. WBR에 담아야 할 내용은 지난주 회의 이후 일어난 주요 사안, 분기/연간 목표, 주별/월별 수치 등의 주요지표이다. 이런 문서를 기반으로 회의 참석자들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영화 관람평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면, 언제부터 왜 변화가 발생했는지 논의하고 그 수치를 정상으로 올려놓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협의가 가능하다. 

그리고, 저자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데이터 검증법으로 A/B테스트를 강조한다. 
테스트를 진행하는 방식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A/B 테스트인데, A그룹에 포함된 고객에게는 기존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B그룹에 포함된 고객에게는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는 형태이다. 만약 자신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앱의 디자인이 옆 친구의 것과 달라 보인다면, 둘 중 한 명은 B그룹에 속해 있는 것이다.
테스트는 동시에 진행하고, 약 7일 이상 지켜보며 데이터를 비교해본 후 만약 B그룹의 구매율이나 사용률이 A그룹보다 높아졌다면, 새로운 기능이 효과 있다는 가설을 증명할 수 있다.

주요 회사들은 자체적으로 A/B 테스트를 손쉽게 생성하고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고 있지만, 모든 회사가 이런 플랫폼에 투자하지는 않는다. 스타트업은 물론, 저자가 일했던 코빗조차도 자체 A/B 테스트 플랫폼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구글 옵티마이즈나 옵티마이즐리 같은 A/B 테스트 서비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개발팀과 논의하여 적절한 플랫폼을 연동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디자이너, 개발자 등 구성원과 함께 일하기 위한 PO의 전략과 태도는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자.
PO의 임무는 개발을 직접 하는 게 아니다. PO는 개발자, 디자이너,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등이 각자의 임무를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PO가 하루의 일부분을 직접 코딩하는데 할애한다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개발을 전문 개발자가 전담하듯이, 디자인도 전문 디자이너가 전담해야 한다. PO는 디자이너가 무엇을 달성해야 하는지 목표를 정하고 요구사항을 논의하는 직무이지, 직접 와이어 프레임을 작성하면서 화면상 버튼을 어디에 놓아야 하는지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를 최고의 파트너로 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PO는 디자이너가 시안을 완료할 때까지 미리 약속된 일정을 충분히 기다려줘야 하며, 수시로 작업물을 공유받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또, PO는 디자이너에게 고객의 경험과 관련된 결정 권한을 위임해줘야 한다. 버튼 위치, 문구, 구성, 색상 등은 PO가 정하는 영역이 아니다. 

단, 디자이너가 시안 작업 도중 요청하는 것들은 PO가 즉각 제공해주어야 한다. 화면상에서 사용될 서비스명이나 메뉴명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어야 할 경우, 필요에 따라서는 유관 부서와 협의하여 정해줘야 한다. 예를 들면, 고객이 물건을 구매한 후 작성하는 상품평을 상품평이라고 부를지, 리뷰라고 할지, 구매후기로 할지 등 말이다.

프로토타입이 완성되면 동료 직원을 대상으로 캐주얼 UT(User Test)를 진행하되, PO는 최대한 중립적 입장에서 관찰만 해야 한다. 테스트 참여자의 행동이 답답하다고 힌트를 줘서는 안되며, 대상자가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구두로 설명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캐주얼 UT의 목적은 실제 사용자가 느끼는 점들을 최대한 빨리 얻는 것이다. 

그리고, PO는 디자이너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해야 한다. 요구사항이란 프로덕트가 갖춰야 하는 기능, 고려해야 하는 제약,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 등을 설명하는 것이다. 오로지 고객 중심적인 관점으로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지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요구사항은 의견이 아니다. PO의 개인적인 견해를 디자이너에게 전달해서는 안된다. 디자이너에게 개인적인 의견을 강조하는 순간, 프로덕트는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PO를 위한 것이 되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일정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 과연 완료일은 언제로 잡는 것이 적절할까? 
개발에 필요한 공수 산정은 개발자와 개발 매니저에게 맡겨야 한다. 디자인 시안에 필요한 공수 산정 또한 디자이너에게 맡긴다. 하지만 무조건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개발 완료 일자를 정해서는 안 된다. 존중하고 참고하되, PO는 고객에 선보여야 하거나 회사가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위해 일정을 최종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PO가 범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가 일방적으로 완료 예정 시간을 개발 조직에 강요하거나, 혹은 반대로 개발 조직의 의견에만 의존하여 ETA를 역으로 산정하는 것인데, 전자의 경우, PO가 개발 조직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누구도 공수에 필요한 산정 과정을 무시한 채 특정 일자를 강요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개발 조직이 산정한 일자를 굳게 믿고 ETA를 설정하는 것도 옳지 않다. 만약 개발 일정이 예상보다 길게 산정될 경우, 개발 매니저와 긴밀하게 논의하여 왜 그렇게 길어지는지 파악하는 것이 PO의 역할이다. 그런데 이 과정을 생략하고 개발팀이 산정한 일자만 듣고 경영진이나 다른 부서에 완료 일자를 통보만 할 경우, PO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저자는 PO는 모든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협업할 개발팀이 정해지면 적절한 시점에 PO가 회의를 수집한다. 가능하면 함께 개발하고자 하는 기능에 대한 문서를 미리 만들어서 공유하되, 부득이하게 미리 정의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회의에서 PO가 주도적으로 왜 그 기능을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양측 모두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개발에 착수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질문에 대답해줘야 한다. 개발자가 직접 고객과 소통하거나 유관부서와 협의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되며,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최대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PO가 대신 소통을 책임지는 것이다. 

PO는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그 어떤 질문이든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만약, 말수가 적은 팀과 일하게 될 경우에는 미리 알아서 설명을 더 많이 해주고 반드시 “더 궁금한 점은 없나요?”라고 물어보면서 질문을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미리 파악이 안된 사안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곧바로 해소해주는 노력도 필요할 수 있다. 저자는 한순간도 개발이 정체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상황이 애매하거나 고객의 요구사항이 부정확할 때 개발 착수를 위해 필요한 게 있다면 최대한 빨리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PO의 선발과 양성에 관한 이야기인데, 저자는 만약 어떤 인재를 PO로 선발했다면, PO에게 답을 정해서 주지는 마라고 조언한다. PO는 직접 가설을 설정하고 테스트해볼 수 있어야 하는데, 상사가 정해주면 발전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상사가 강요하면, PO는 개발 조직이나 유관 부서가 모인 회의에서 “상사가 시켰어”라고 말하게 될 것이고 그런 말을 하는 순간, 그 PO의 오너십은 무너진다. 더 이상 다른 이들은 그 PO의 결정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상사가 시켰겠지’라는 생각을 할 테니 말이다.

아무리 사업상 꼭 필요한 프로젝트라서 급하게 PO를 통해 지시가 내려졌어도, PO는 왜 그 기능을 개발해야 하는지에 논리적으로 다른 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PO가 회사의 목표를 인식하도록 주도해야지, 강요하면 안 된다. PO가 왜 그 기능을 개발해야 하는지 공감할 수 있게 설명해줘야 한다. 
PO는 오너이다. PO를 채용했으면, 오너가 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개발 조직과 유관 부서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게 자율성을 주고 행동 방침에 대해 조언해줘야 한다. 과감하게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것을 장려하되, 다른 이들에게 존중받는 PO가 되도록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PO가 자신감을 얻어 오너십이 자연스레 커지면, 보다 더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프로덕트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쿠팡의 리더십 원칙 중 제가 늘 가슴속에 새겨두고 돌이켜보는 것은, 체겨적으로 생각하기와 깁게 파고들기입니다. 이것을 할 줄 알아야 해요.”

PO로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에 대한 저자의 대답이다.
PO의 자질 중 하나는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프로덕트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더라도 그것에 대한 원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 또다시 그것을 적용해볼 수 있기 때문인데, 이처럼 매사에 원인을 탐구하고 더 나은 프로덕트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PO가 가장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자질을 하나만 뽑자면, 고객 입장에서 공감하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다.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무엇을 만족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알아야 하며, 진정으로 고객의 입장이 되어 공감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발상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더 나은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무언가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그 마음을 원동력 삼아야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결국 PO는 이타적이어야 한다고 글을 끝맺고 있다. 자신의 개인적인 성취가 아니라 고객의 감동을 통해 세상을 조금 더 발전시켰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이를 연료삼아 이 과정을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덕트를 만드는데 결국 ‘이타심’이 필요하다니 너무 과한 거 아닌가 생각하다가도 우리가 만든 사이트나 서비스를 이용할 고객을 생각하면, 또 그들에게 좀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고심하는 우리 구성원들을 생각하면 틀린 말도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가 만드는 디자인과 서비스가 사람들을 편리하게 하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의 사명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책의 챕터 중간중간에 정리한 실전팁을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바란다. 

<실전팁>
- 페르소나와 고객을 혼동하지 마라.
- 데이터 데시보드도 프로덕트다.
- 자신만의 백로그 관리 방법을 갖추자.
- 의견과 요구사항은 다르다.
- 속도와 확장성 사이에서 고민하라.
- UT는 설문조사가 아니다.
- 올바른 배포 문화를 만들자.
-검증하려는 수치는 미리 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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