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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두려움 없는 조직

2021.06.30




이 책은 두려움 없는 조직을 만드는 ‘심리적 안정감’의 중요성, 조직에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하는 방법, 다양한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저자는 강력한 팀워크는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에서 기인한다고 역설한다. 

‘심리적 안정감’은 ‘인간관계의 위험으로부터 근무 환경이 안전하다고 믿는 마음’이다. 어떤 의견을 말해도 무시당하거나 질책당하지 않는다면 동료들의 눈치 따윈 보지 않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에 다니며 누구나 한 번쯤은 꼭 필요한 경우에도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경험 있을 것이다.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었지만 선뜻 물어보지 못한 경우나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고 싶었지만 그냥 입을 꾹 다문 경험 말이다. 
뉴욕대학교에서 진행한 직장 내 침묵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 문제 제기를 꺼리는 이유는‘동료들이 자신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볼까 봐’라는 의견이 제일 많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직장 내 성희롱이나 상사의 월권 행위 같은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문제뿐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에 관한 아이디어처럼 조직 구성원으로서 얼마든지 피력할 수 있는 내용조차 입밖으로 꺼내길 주저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문제 제기를 하면 혜택을 보는 쪽은 대부분 조직이나 고객이고, 확실한 혜택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며 결과에 이르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침묵해버리면 스스로를 즉각적으로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에 아무리 뛰어난 인재를 영입한다고 해도 그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점점 복잡해지고 글로벌화되면서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느냐가 조직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말에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까?’를 고민하기애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도 짧다. 그 시간에 우려되는 점이나 질문거리, 실수나 아이디어를 가감 없이 털어놓도록 독려하면서, 하나라도 먼저 시도해보는 쪽이 진정한 승자가 되는 길일 것이다.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하는 세 가지 방법
저자는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토대 만들기, 참여 유도하기, 생산적으로 반응하기’의 세 단계를 제시한다. 

1단계: 토대 만들기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업무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새로 짜는 것이다. 특히, 업무의 프레임을 새로 잡는 과정에서는 실패를 재정의하고 문제 제기의 필요성을 명확히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 구글은 왜 실패한 팀에 보너스를 주는가?
알파벳의 자회사인 구글 X의 목표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른바 ‘문샷(Moonsho)t’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구글 X는 몇 년 전 바닷물을 상업적인 연료로 개발하는 ‘포그혼 프로젝트(Project Foghorn)’를 진행했다. 과학자들은 이미 바닷물을 연료로 변환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이 프로젝트는 이를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이었다. 그러나 2년 후 프로젝트는 ‘가격 경쟁력이 턱없이 낮다’는 결론을 도출하며 아무런 소득 없이 종료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원들은 모두 해고되었을까? 아니다. 오히려 회사로부터 두둑한 보너스를 받았다. 구글 X의 CEO 아스트로 텔러는 “위험 요소가 많은 대형 프로젝트에 구성원을 참여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좋은 환경을 먼저 구축하는 것이다. 발전 가능성이 전혀 없는 프로젝트에 몇 년씩 질질 끌며 돈을 퍼붓느니 그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중단시킨 직원에게 그만큼 보상을 해주는 편이 낫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패를 부추기는 게 아니라 실패를 통한 학습을 지지한다고 한다. 저자는 그의 말을 통해 ‘실패’의 참뜻을 이렇게 정의한다.




심리적 안정감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것은 실패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조직 구성원에게 인지시켜주는 일이다. 좋은 실패도, 나쁜 실패도 늘 발생할 수 있으며 ‘어떤 실패를 했느냐’가 아니라 ‘실패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느냐’를 주시해야 한다. 

심리적 안정감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또 하나의 핵심 요소는 업무의 목적을 강조하는 것이다. 직원들의 업무가 고객을 위해, 나아가 인류를 위해 왜 중요한지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면, 그들은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업무를 완수할 에너지를 얻는다. 

2단계: 참여 유도하기
심리적 안정감의 토대를 만들었다면 그 다음 단계는 구성원의 ‘진정한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상황적 겸손(Situational Humility)’과 ‘적극적 질문’이다. 

리더가 마치 모든 정답을 안다는 듯이 군림하는 분위기에서는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반면 겸손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무엇이든 배우려는 리더와 함께라면 구성원은 자연스럽게 안정감을 느끼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게 된다.

겸손은 내가 모든 답을 알고 있지는 않으며 내 말이 곧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다. 다수의 연구 결과 리더가 이같이 겸손한 태도를 보이면 구성원 역시 배우는 자세로 업무에 임한다는 게 증명됐다.

구성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상황적 겸손을 보여줬다면, 그 다음 단계는 질문하기다. 

질문의 기본은 상대방의 대답에 진정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은 질문을 어려워한다. 왜일까? 대다수 성인, 특히 큰 성취를 이뤄낸 사람들은 ‘소박한 실재론(Naive Realism)’이라는 인지적 편견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 곧 다수의 상식이라는 착각말이다.

우리는 눈앞의 상황을 주관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실재로 인식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빠질 수 있는 흔한 오류는 ‘내 생각이 곧 세상의 이치’라고 믿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안을 보느냐는 별로 궁금해하지 않는다. 더욱이 리더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은 질문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도 행여 자신이 무지하거나 나약해 보일까 봐 질문하기를 꺼린다. 하지만, 리더가 이러한 편견을 깨고 진심 어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은 더 높아진다. 

3단계: 생산적으로 반응하기
업무를 바라보는 틀을 재구성해 심리적 안정감의 토대를 마련하고, 상황적 겸손과 질문하기로 구성원이 참여를 이끌어냈다면, 그 다음으로는 짐심으로 실패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 직원에게 생산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생산적인 반응은 ‘감사 표현하기’, ‘실패라는 오명 제거하기’, 위반 행위에 엄격히 조치하기’로 요약할 수 있다. 

‘마인드셋(마음가짐) 이론’으로 유명한 스탠퍼드대학교 캐럴 드웩(Carol Dweck) 교수는 “결과가 어떻든 노력에 대해 먼저 충분이 칭찬하라”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업무 성과’가 자신의 능력을 나타내는 유일한 지표라고 느낀다면 섣불리 위험을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현실과 마주하기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와 더불어 노력과 과정이 평가에 반영된다고 믿으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끝까지 제안하며 파고드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오늘날처럼 불확실성으로 대표되는 업무 환경에서 노력을 칭찬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또한 자신의 목소리를 낸 구성원에게 “중요한 부분을 지적해주서 고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오늘날의 기업 환경에서 실패는 혁신에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모든 실패에 똑같이 반응해서는 안된다. 규칙을 어겨서 비롯된 실패와 노력 끝에 결국 좌절한 실패는 그 가치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실패에 대해서는 축하 파티를 열어서라도 격려해주야 한다고 역설한다. 반면 당사자가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을 하거나 규정된 절차를 위반해서 벌어진 사고,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는 행동 등은 반드시 강력한 조치를 취해 막아야 하며 때에 따라서는 벌금이나 해고까지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감에 대한 몇 가지 편견들

- 심리적 안정감은 친절함과 다르다
늘 동료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서로를 친절한 사람으로 포장해주는 것도 심리적 안정감의 일환일까? 오히려 정반대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고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생산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분위기다. 

심리적 안정감은 친절함이나 상냥함과 거리가 멀다. 듣기에는 조금 거칠고 쓴 말일지라도 생산적인 갈등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여건이다.

- 심리적 안정감이 성과의 기준까지 낮추지 않는다.
심리적 안정감이 있다고 해서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마감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구성원에게까지 면죄부를 준다는 건 아니다. 다시 말해 심리적 안정감은 ‘직장에서 마냥 편하게 있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많은 관리자가 심리적 안정감의 효용성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업무 수행 기준을 낮추지는 않을까 우려하는데, 이는 심리적 안정감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탓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조직의 모습은 심리적 안정감과 업무수행기준이 모두 높은 ‘학습을 통해 성과를 만드는 조직’이다. 구성원이 자기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며 서로 협력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며 복잡하고 혁신적인 업무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조직 말이다. 

최고의 조직은 어떻게 혁신을 거듭하는가?
심리적 안정감은 끊임없이 관리하고 지켜내야 할 대상이지만, 그 성과는 기대해도 좋다. 자신의 노력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구성원이 업무에 진심으로 매진할 때, 그 누구보다 뛰어난 성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픽사의 직원은 모두 비평가가 된다.
픽사의 공동창업자 에드윈 캣멀은 픽사 성공의 열쇠로 ‘솔직함’을 꼽았다. 그가 말하는 솔직함이란 숨김없이 터놓고 이야기하는 문화인데, 이는 곧 심리적 안정감과 같은 말이다. 

픽사에는 ‘브레인트러스트(Braintrust)’라는 의견 교환 과정이 있다. 몇몇이 그룹을 지어 한두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제작중인 영화를 관람하고 해당 영화감독에게 영화의 감상평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픽사의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토이스토리> 역시 이런 과정을 통해 유연하게 수정되어 지금의 버전으로 재탄생했다고 한다. 

브레인트러스트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는데, 첫째, 평가 내용은 반드시 건설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의 그 대상은 제작진이 아닌 영화로 한정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제작진도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이를 개인에 대한 지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둘째, 브레인트러스트에서 나온 의견은 단지 제안일 뿐 확실한 처방이 아니다. 영화의 최종 책임은 감독에게 있으며 제안된 내용을 수정할지 결정할 권한도 감독에게 있다. 셋째 평가는 흠을 들춰내는 과정이 아니다. 영화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감독의 비전과 목표를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말이 감독 스스로가 인원을 모집해 브레인트러스트를 운영하는 원동력이 된다. 

제작사로서 픽사가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결과는 흥행 참패다. 이보다 무시시한 일은 없기에, 제작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실패 정도야 귀여운 애교쯤으로 흔쾌히 받아들여진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브레인트러스트 역시 실패를 존중하는 문화의 일환이다. 

단, 픽사가 인정하는 실패에는 뚜렷한 원칙이 있다고 한다. 제작에 들어가기 전 개발 단계는 몇 년이고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 이 기간 동안 감독에게는 기본급여가 지급되지만 추가 생산비용은 엄격히 제한된다. 또한 감독이 이유 없이 브레인트러스트 결과를 수긍하지 않거나 모든 조언을 거부한다면 기꺼이 그를 해고할 수 있다. 
픽사는 두려움과 실패를 제도적으로 분리하려는 노력을 했고, 앞으로도 해나갈 것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영화는 이처럼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 세계 제조업계를 혁신적으로 바꾼 ‘품질경영의 아버지’ 에드워즈 데밍의 말은 분명 현실적이다. 우리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하루아침에 만들 신비의 요술봉이 없다. 다만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고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나아갈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용에 공감하는 부분이 무척 많았다. 항상 건설적인 질문과 비평, 솔직한 피드백이 넘쳐나는 조직문화를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별다른 질문과 의견이 없는 평이한 회의나 심지어 서로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말꼬리를 잡고 논쟁으로 이어지는 기분 나쁜 상황들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과연 구성원 모두가 두려움 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늘 고민해오던 문제에 대한 많은 답을 얻을 수 있어서 의미 있고 재밌는 책이었으나, 또한 그 원인과 해결이 모두 나 자신에게 가장 크게 있음을 실감할 때 무거운 마음이 들게 하기도 했던 책이다.
저자 말대로 두려움 없는 조직을 만드는 일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나를 비롯한 우리 조직의 구성원들 모두가 ‘두려움 없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그 긴 여정을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앞으로 걸어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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