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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Design Trend #1 : 트렌드가 궁금하다

2021.04.13

일러두기

앞으로 게재될 글의 상당수는 구글 검색을 통한 논문, 저널, 뉴스, 블로그와 몇몇 도서를 스리슬쩍 보고 그중에서 의미 있다고 여긴 내용을 취합해 정리한 것입니다. 그 외는 글쓴이, 아니 엮은이의 지극히 사적이고 주관적인 경험, 얄팍한 지식과 근본 없는 귀동냥에 기반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범람하는 트렌드

정말 싫어하는 진부한 표현이지만, 바야흐로 트렌드 전성시대입니다.
당장 구글에서 트렌드로 키워드 검색하고, 뉴스 탭을 눌러보세요. 한국어 웹 + 24시간 이내의 기사 + 제목에 트렌드 포함한 뉴스만 해도 15페이지를 넘어갑니다. 패션, 뷰티, 게임, 푸드, 채용, 방송, 영화, 음악 등 일상적인 항목은 물론 금융, 제조, 산업, 신재생에너지, 기후변화, 국가정책 등 카테고리도 광범위합니다.

 

고백하자면 지금보다 어릴 때는 IT나 디자인 분야에서만 쓰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이 문제의 단어를 처음 그리고 반복적으로 접한 게 제안요청서였기 때문입니다. 민간기업 특히 B2C 사업의 RFP에는 한동안 이런 식의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국내외 최신 트렌드와 신기술 도입으로 차별적인 디자인” - 2020년 OOOOO 통합 재구축 RFP

“트렌드 반영에 따른 H/W 및 S/W 제언 가능” - 2018년 OOOOOOO APP & Web 구축 RFP

“선진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으며, 그룹 아이덴티티 반영한 디자인” - 2017년 OOOOO 리뉴얼 RFP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가 아니라 이쯤 되면 궁금해집니다.
대체 트렌드라는 게 뭔지, 유행과 같은 건지 다른 건지, 다르다면 무엇이 어떻게 다른 건지 말이죠. 지금껏 알아본 적이 없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정리하려 합니다.

 

 

트렌드가 대체 무엇인가

정의를 찾아보기에 앞서 자문자답을 해봅니다. 합리적인 기준이나 객관적 근거는 없습니다.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COVID-19’는 트렌드일까요?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 전 세계적인 재난을 그리 표현하는 건 왠지 적절치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배달 APP’은 명백히 트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불거진 이른바 언택트(Un+Contact가 합쳐진 콩글리시로써,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는 뜻의 신조어) 시대에서 대표적인 비대면 서비스가 되었으니까요.
 

<그림1>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초저온 전자현미경 실물 사진


애플이 내놓은 ‘에어팟 시리즈’는 트렌드일까요? 이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화제성이 풍부하긴 한데 주변 지인들만 봐도 꼭 이 제품만을 사용하는 건 아닙니다. 반면에 ‘무선 이어폰’은 트렌드가 맞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줄이 있는 이어폰을 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건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아하~아직 뭔가 딱 부러지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대충 감이 옵니다.
어떤 상품군이면 모르겠지만 특정 브랜드나 개별 상품을 트렌드라 지칭하는 건 과해 보입니다. 반대로 삶의 궤적을 흔들 만큼 거대하거나 강력한 것은 사건이나 사태라 부르므로 이 역시 트렌드 범주엔 포함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깐 트렌드는 이 둘 사이 어딘가에 모호하게 끼어 있는, 어정쩡한 그 무엇이란 건데, 사전의 정의를 확인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경향이나 동향, 추세 또는 단기간 지속되는 변화나 현상 ? 네이버 지식백과

② 사람들의 사상이나 행동 또는 어떤 현상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방향 ? 고려대한국어대사전

③ 유행의 다른 말로서, 짧은 시간 지속되는 총체적 행동 - 위키피디아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사전적 정의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오픈백과나 논문 등의 문헌에서 트렌드에 대해 언급한 학술적 정의를 찾아봅니다. 먼저 미국의 트렌드 전문가 페이스 팝콘은 유행과 트렌드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일시적 유행이란 시작은 화려하지만 곧 스러져버리는 것으로서, 순식간에 돈을 벌고 도망가기 위한 민첩한 속임수와 같은 것이다. 유행이란 제품 자체에 적용되는 말이다. (중략) 트렌드는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도록’ 이끄는 원동력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트렌드란 크고 광범위하다.” 1)

 

아메리칸 스타일인가요? 화려한 수식어와 비유로 개념을 전달해 즉각 이해하게 합니다.

국내로 시선을 돌려 봅니다. 트렌드를 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라고 하네요.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김난도 교수입니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김난도 교수

<그림2> 트렌드 연구의 대표 연구자, 김난도 교수

“트렌드란 변화되는 소비 가치에 대한 특정 집단의 선호도 변화를 말합니다. 이것을 다시 몇 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는데요. 우선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시대적 물결로 약 10년 정도 영향을 미치는 메가트렌드(Megatrends)가 있고, 반대로 여러 영역에서 나타나는 자잘하고 세밀한 트렌드인 마이크로트렌드(Microtrends)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금방금방 변하는 트렌드를 뜻하는 패드(For a Day, FAD)는 유행과 비슷한 개념인데 한 시즌 정도를 그 사이클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트렌드는 그 주기를 1~3년 정도로 볼 수 있고요. 끝으로 한 30년 동안 한 세대를 걸쳐 유행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문화라고 할 수 있겠죠.” 2)

 

모국어가 같아서일까요. 이쪽의 정의와 설명이 더 와닿습니다.

트렌드란, 변화되는 소비 가치에 대한 특정 집단의 선호도 변화입니다. 영향을 미치는 범위와 지속되는 시간에 따라 유행, 트렌드, 메가트렌드, 문화 등으로 발전하거나 쇠퇴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깐 처음부터 이건 유행, 저건 트렌드 이렇게 분류하는게 아니라 시간이 흐른 뒤 얼마나 길게, 얼마나 폭넓게 영향을 미쳤느냐에 따라 분류된다는 게 핵심입니다.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설명인데, 아래 그림을 보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그림3> 영향을 미치는 범위와 지속시간에 따른 트렌드 구분

유행이란 쉽게 말해 요즘 뜨는, Hot 한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여름을 수놓은 플로럴 패턴의 하늘거리는 스커트라던지, TV를 틀면 나오는 트로트 쇼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폭발력은 있지만 특정 시즌에 집중되거나 1년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트렌드는 유행보다 호흡이 더 깁니다.

느닷없이 생겨나는 경우도 있지만, 유행이 지속하여 발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몇 해 전 UCC라는 생소한 이름이 등장했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한때의 유행이나 B급 컬처로 취급받던 게 지금은 1인 방송 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트렌드로 변모된 게 그 사례입니다. 다들 체감하고 있겠지만 포털에서 소비하던 뉴스를 이제는 유튜브에서 봅니다. 제품개봉기나 수리방법은 물론이고 먹방, 캠방을 비롯 일상의 모든 걸 유튜브나 1인방송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유튜브 크리에이터나 1인 방송인들이 셀럽이 되어 지상파에 출연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으니, 트렌드의 놀라운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림4> 유튜브는 물론 지상파 방송까지 넘나드는 대도서관

메가트렌드는 처음 들어보는데, 미국의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s)가 자신의 저서인 ‘메가트렌드’에서 처음 쓴 용어라고 합니다.3)
유행과 트렌드보다 큰 파급력으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면서 30년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가장 가깝고 대표적인 사례는 개별 제품에서 시작해 이제는 우리의 삶이 돼버린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그리고 4차산업과 인공지능, 자율주행, 1인 가구처럼 일상의 변화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큼의 보편성이 메가트렌드의 본질적 특징입니다.

 

 

트렌드를 대하는 태도

지금까지 트렌드의 정의와 종류를 살펴봤습니다. 그 범위도 국가 단위에서 개별 산업 단위로 세분화 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UX 분야에선 트렌드 리서치를 겉에 드러난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라 여겨선 곤란합니다. 트렌드를 해석하고 등장 원인과 시사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효과적으로 트렌드를 분석, 적용함은 물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탐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유행과 트렌드의 올바른 해석이 선행되어야 할 겁니다.
Air Gesture가 잠깐 스쳐갈 BOOM인지, 지속될 트렌드인지를 구분해야 UX Design에 반영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프로젝트에 적용했는데, 1~2년 사이에 영향력이 뚝 떨어진다면? 어쩔 수 없이 경향에 맞지 않는 서비스를 유지하거나, 급하게 또 다시 수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트렌드를 이해하고 메가트렌드를 예측하려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앞으로 제품은 물리버튼 대신 디스플레이와 인터페이스만 남는다고 가정해봅시다. 시장과 기술의 미묘한 변화를 통해서 누군가가 이를 예측했다면, 관련 인력을 채용하거나 PUI와 GUI의 차이점을 극복하기 위한 UX 개발을 선제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장의 변화를 본 후에야 뒤따르는 후발 주자는 시장선점은 커녕 기존의 경쟁력까지 잃을 우려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초의 시작점을 통해 나아갈 방향을 탐구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트렌드는 겉보기 현상이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에서 시작된 부캐놀이를 떠올려 봅니다. 트렌드 중 하나인 부캐놀이, 이른바 멀티 페르소나가 시청자에게 먹힌 이유가 그저 유희 때문일까요? 직장에서의, 퇴근 후의, SNS에서의, 현실에서의 나를 다르게 정의하고 필요에 따라 다른 정체성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달라진 라이프스타일과 맥을 같이 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4)

 놀면 뭐하니

<그림5> 부캐를 수면 위로 떠올린 놀면 뭐하니

연락처를 알려준 클라이언트에게 프사를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부계정까지 만드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공교롭게도 카카오톡은 올해 초 업데이트 때 멀티 프로필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이런 흐름과 앞으로의 추이를 카카오톡이 감지했는지 어쨌는지 속사정까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부캐를 단순 유희가 아니라 ①멀티 페르소나라는 트렌드로 해석했을 것이며, ②이 현상이 등장한 이유와 방향을 추적한 결과, ③멀티 프로필 기능의 개발 필요성을 찾았을 것이다라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카톡 멀티프로필

 <그림6> 상대방에 따라 다른 프로필을 보여주는 카카오톡 멀티프로필

그래서 요즘 UX 디자인 트렌드가 뭔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입니다.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요즘 UX 디자인 트렌드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블로그, 아티클, 리포트 등에서 언급되는 트렌드의 개수가 너무 많습니다. 가끔 클라이언트 중에 핵심이 되는 2~3개를 말해보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답하기 불가능합니다. 워낙 다양하고 많다 보니 이걸 트렌드라고 부르는게 맞는지조차 헷갈립니다. 다루는 매체가 워낙 많은 만큼 중복되는 것도 있지만, 전혀 납득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앞서 쓴 Air Gesture를 누군가는 UX Design Trend라고 하지만 막상 엮은이는 접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트렌드라고 정하는 기준을 알 수 없는게 태반이므로 더더욱 트렌드로 여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정리해보려 합니다.

인공지능과 딥러닝에 기반한 빅데이터 분석, 정량/정성 조사 등을 하겠단 건 아닙니다. 그럴 깜냥이나 여건이 되질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구글이 있죠.

구글 검색으로 3~5년치 트렌드 자료를 수집할 겁니다. 특정 트렌드가 여러 자료에서 언급되거나 중복된다면 그에 가중치를 두어 우선순위를 부여하면 경향과 추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한 내용 중 의미있다고 판단한 몇몇 트렌드를 선별해 다룰 예정입니다. 트렌드 분석이 얼마나 포괄적이고 심층적일지는 해봐야 알겠지만, 이런 정리만으로도 의미있을 것 같네요.

 

그럼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번 스토리에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1부 끝.

 

 

참고 및 출처

1) 페이스 팝콘·리스 마리골드, 조은정·김영신 옮김, 『클릭! 미래 속으로』 21세기북스, p22~23

2) 김수영 『웹진 기술과 가치』 대한민국 대표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교수의 ‘변화를 읽는 힘!’

3) 조성진ㆍ이캐시연주 『창의력이 요구되는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트렌드 예측방법과 아이디어 창출에 관한 연구』 한국디자인문화학회, 2014, p.612

4) 김난도 『트렌드코리아2021』 미래의 창, p.25

<그림1> 코로나바이러스,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0330-6)

<그림2> 김난도 교수,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national/people/2020/10/13/3CBYWWC6ZVHH5DKFOUNVOZP6TQ/)

<그림4> 1세대 유투버 ‘대도서관’ (https://www.youtube.com/watch?v=t4RudnTncWI)

<그림5> 놀면뭐하니, 유재석의 부캐들(http://program.imbc.com/Enews/List/hangoutwithyoo)

<그림6> 카카오톡 멀티프로필 (https://moneys.mt.co.kr/news/mwView.php?no=2021012814208076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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